독일에서 알바를 구할 때 외국인으로서 대부분 거쳐야 하는 과정이 프로베입니다! 프로베 (Probe)는 수습이라는 뜻으로 보통 정식 계약을 하기 전에 같이 일을 해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의 경우는, 3-4시간 정도 근무를 매니저 혹은 다른 알바친구들과 세 번 정도를 하고 정식오퍼를 받았었습니다.
첫 프로베는 아무래도 많이 긴장이 되었던 터라, 전날 주문받을 때 쓰는 독일어들을 바짝 외워가고 괜히 유튜브 영상으로 커피머신 사용법, 라테아트하는 법 등을 찾아보고 갔습니다. 저는 총 3군데의 카페에서 프로베를 했었는데, 모든 카페에서 첫 프로베부터 손님 응대를 시켰습니다. 첫 삼십 분에서 한 시간 정도는 매니저님이나 알바분이 카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떤 메뉴가 제일 잘 나가는지, 주문받을 때 쓰는 시스템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 건지, 등 해야 하는 업무 등에 대해서 설명을 해줍니다. 그리고 바로 손님응대를 시키시고, 뒤에서 지켜보고 계십니다. 저의 첫 손님응대는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못했었습니다. 다행히 주문은 알아들었지만, 시스템에서 메뉴를 못 찾아서 한 번 헤매고 또 손님이 굿샤인으로 결제하신다고 해서 결국은 매니저님의 도움을 받아서 해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중간에 조금 시간이 남으면, 커피 만드는 법도 알려주는데 이건 카페에서 사용하는 커피머신, 주력하는 메뉴들에 따라 다릅니다. 우유를 스팀 해주는 기계가 따로 있어서 수동으로 할 필요가 없는 카페도 있었고, 커피도 팔지만 차를 주력으로 해서 차 종류만 30개가 넘는 곳도 있었습니다. 확실히 전 날 보고 갔던 커피머신 사용법이 도움이 되긴 했지만, 결국 처음 해보는 거라 버벅대는 건 어쩔 수 없고 실수는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저는 독일어도 미숙했고 카페 경력이 많은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정식 오퍼를 받으려면 열정이라도 보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프로베 중간 쉬는 시간이 나면, 남은 설거지를 한다든지 책상을 한 번 더 닦는다든지 매장청소를 한다든지 최대한 쉬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덕분인지, 항상 끝에는 나름 좋은(?) 평가를 받고 정식 오퍼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정식 오퍼를 받아도 미숙한 독일어 실력에 걱정이 많았지만, 오히려 손님들이 미숙한 모습을 보시면 다 기다려주시고 격려해주시고 팁도 더 주시고 가신 분도 꽤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아르바이트할 때 쓰는 독일어는 한정적이고 하는 업무도 금방 배울 수 있는 일들이라, 긴장해서 잠을 못 잘 정도로 걱정한 게 나중엔 조금 민망하기도 했습니다. 손님이 가끔 어려운 질문을 하실 때나, 메뉴추천을 심오하게 물어보시면 매니저분이나 동료알바에게 sos를 치기도 했었습니다. 나중엔 좀 적응되면 요령도 생기고 단골손님들도 조금씩 늘어나서 일하는 재미도 생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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