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아침 매니저님으로부터 뜬금없이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혹시라도 잘못한 게 있나 머리를 굴리면서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받았는데, 매니저님이 전해준 소식은 제가 곧 승진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기대도 안 했던 터라 기쁨과 함께 무거워질 책임감이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프로베 잘 통과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승진한다는 사실만으로 기뻤습니다.
승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사람마다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일을 정말 잘하는 친구들의 경우는 두 단계를 넘어서 승진하는 경우도 있고, 평가가 좋지 않았던 친구들은 승진이 유예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승진에 필요한 절차는, 보통 자기가 맡은 프로젝트에 3개월 주기로 피드백미팅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이때, 프로젝트매니저님이 저와 같이 일했던 모든 동료들에게 저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고, 그를 바탕으로 저에게 피드백을 주고 또 저에 대한 평가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이 프로젝트 피드백을 3번을 하고, 또 커리어와 관련된 일종의 면담시간을 저에게 배정된 매니저님과 한 번 더 하게 됩니다. 이 모든 저에 대한 결과와 평가를 바탕으로 매니저님들끼리 모여서 콘퍼런스를 진행하고, 이 콘퍼런스에서 진행된 결과를 바탕으로 승진이 결정된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 회사에서 잘 버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벅찼기 때문에, 승진에는 딱히 관심이 크게 없었습니다. 하지만, 승진 발표기간이 다가오자 모든 동료들이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독일에서도 승진은 큰 이벤트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이 올해 두 단계를 건너뛰어 승진한 사람들은 자신들과 같이 시작했던 동기들과도 이제 격차가 생기고, 또 위로 올라갈수록 피라미드 구조라 경쟁이 치열한 건 너무 당연한 이치기에, 동료들 사이에서도 어느 정도 기싸움이 존재하고 서로를 견제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보다 일찍 입사한 동료 한명은, 막무가내로 제가 일하는 자리에 오더니 매니저님이 피드백미팅 때 써주신 평가서를 켜서 읽고 가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건, 묵묵히 자기가 해야할 일,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하다 보면 기회는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회사생활에 기대감과 걱정스러운 마음이 공존하지만 그래도 묵묵히 또 해야 할 일을 하다 보면 또 좋은 일이 있으리라 믿고 하루하루를 잘 버텨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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